S&P500을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500곳에 나눠 투자하는 건데, 이 정도면 주식 쪽 분산은 충분한 것 아닐까.
그런데 또 나스닥100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기술기업이나 성장주 쪽을 조금 더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최근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들을 좀 더 높은 비중으로 담고 싶다는 마음도 생긴다.
나도 이 조합을 볼 때 처음에는 꽤 단순하게 생각했다.
S&P500 하나보다 S&P500과 나스닥100 두 개를 가지고 있으면 당연히 더 분산되는 것 아닐까?
그런데 구성종목과 섹터 비중을 하나씩 찾아보다 보니 이건 조금 다른 문제였다.
ETF 개수는 늘어나는데 포트폴리오의 위험은 오히려 한쪽으로 더 기울 수도 있었다.
ETF가 두 개라는 것과 자산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는 건 달랐다
S&P500과 나스닥100은 이름부터 다르다.
S&P500은 미국 대형주 시장을 넓게 대표하는 지수에 가깝고, 나스닥100은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대형 비금융기업 100곳을 담는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서로 다른 지수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기준도 다르다.
S&P500에는 금융주, 헬스케어, 산업재, 에너지, 필수소비재 같은 여러 업종이 들어간다.
반면 Nasdaq-100은 금융기업을 제외하고, 현재 기술기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2026년 8월 말 S&P500의 정보기술 비중은 약 37.9%였다.
9월 10일 기준 Nasdaq-100은 정보기술 비중이 약 59.3%였다.
이 숫자를 보고 나니 두 지수를 같이 사는 의미가 조금 더 명확해졌다.
새로운 종류의 자산을 하나 추가한다기보다, 이미 S&P500 안에 많이 들어 있는 대형 기술·성장기업의 비중을 더 높이는 효과에 가까웠다.
구성종목을 보면 왜 겹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바로 보였다
S&P500의 2026년 8월 말 상위 종목을 보면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브로드컴, 메타,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눈에 띈다.
나스닥100에서도 익숙한 이름들이다.
이게 이상한 건 아니다.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나스닥에 상장돼 있고, 자연스럽게 두 지수 모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S&P500을 산 상태에서 나스닥100을 더 산다고 해서 엔비디아나 애플을 새로 발견하는 건 아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기업을 더 많이 가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 부분을 알고 나니 나는 '중복'이라는 단어 자체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중복 자체가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인터넷에서 ETF 조합을 찾아보면 중복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좋다, 나쁘다를 나누는 경우가 꽤 많다.
처음에는 나도 중복이 많으면 잘못된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꼭 그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가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장기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고, 그쪽 비중을 의도적으로 더 가져가고 싶다면 S&P500에 나스닥100을 추가하는 건 충분히 설명 가능한 선택이다.
문제는 그걸 분산투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나는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고 느꼈다.
"기술주에 조금 더 비중을 주겠다."
와
"ETF가 두 개니까 위험이 더 분산됐다."
는 완전히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나스닥100을 추가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부터 생각하게 됐다
자산배분을 공부하면서 나는 새로운 ETF를 볼 때 질문을 하나 바꾸려고 한다.
예전에는
"이 ETF가 앞으로 많이 오를까?"
부터 생각했다.
지금은 그보다
"이걸 넣으면 현재 포트폴리오가 어느 방향으로 바뀔까?"
를 먼저 보려고 한다.
나스닥100을 추가하는 경우라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대형 성장주와 기술 관련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금융주처럼 Nasdaq-100에 거의 없는 영역의 상대적인 비중은 줄어든다.
2026년 9월 기준 Nasdaq-100에서 정보기술 비중은 약 59%인 반면 금융 비중은 사실상 거의 없다.
S&P500은 같은 시기 금융주가 약 12.3%, 헬스케어 9.3%, 산업재 8.3% 등으로 상대적으로 폭넓게 나뉘어 있다.
이 차이를 보면 나스닥100을 추가하는 건 단순한 ETF 추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산업과 투자 스타일에 더 많은 비중을 줄지 결정하는 일에 가깝다.
반도체 ETF까지 더하면 이 질문은 더 중요해진다
여기서 한 단계 더 가면 내가 특히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S&P500에 나스닥100을 넣고, 여기에 반도체 ETF까지 추가한다면 어떨까.
각 ETF 이름은 세 개다.
겉으로 보면 꽤 여러 곳에 나눠 투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같은 일부 기업이나 기술업종의 영향력이 계속 커질 수 있다.
이게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을 장기적으로 더 좋게 본다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구성할 수도 있다.
다만 그 포트폴리오를 '미국 주식에 골고루 분산한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면 조금 위험할 수 있다.
나는 결국 상품 숫자보다 위험요인이 몇 개인지를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TF 5개를 들고 있어도 사실 하나의 방향에 베팅하고 있을 수 있다
이건 처음 자산배분을 볼 때 꽤 의외였던 부분이다.
ETF는 개별주보다 많은 종목을 담고 있으니 여러 ETF를 더하면 더 안전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예를 들어 미국 대형 성장주 ETF, 나스닥100, 반도체 ETF, AI 관련 ETF를 동시에 들고 있다고 해보자.
ETF 이름과 구성종목 수는 많다.
하지만 모두 기술기업의 실적, 금리, 성장주 밸류에이션 같은 비슷한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 시장이 그쪽을 싫어하는 시기에는 함께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식과 국채, 금처럼 가격이 움직이는 이유 자체가 다른 자산을 섞는 건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이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내가 생각하는 분산의 기준도 달라졌다.
종목 수가 많다는 것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움직이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렇다면 S&P500만 가지고 있으면 충분한 걸까
여기까지 읽으면 반대 질문이 생긴다.
그럼 그냥 S&P500 하나만 사면 되는 것 아닐까.
나는 이것도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P500 자체도 완벽하게 균등하게 분산돼 있는 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2026년 8월 말 기준 상위 10개 종목이 지수 전체의 약 37.8%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한 종목만 해도 약 8.1%다.
500개 기업을 담고 있지만 실제 수익률에는 대형 기업들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래서 S&P500 하나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위험이 고르게 나뉘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미국 대형주 전체를 비교적 단순하게 가져간다는 목적에는 상당히 잘 맞는다.
그리고 나스닥100을 추가하는 순간부터는 그 단순한 시장 비중에서 조금 벗어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에 색을 입히는 셈이다.
나는 나스닥100을 '분산용'보다 '추가 비중'으로 보는 쪽이 더 편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S&P500과 나스닥100을 같이 가져가는 문제도 훨씬 단순해졌다.
둘이 겹치느냐 안 겹치느냐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나스닥100이 내 포트폴리오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내가 S&P500을 미국 주식의 기본축으로 보고, 나스닥100은 대형 성장기업에 조금 더 무게를 주는 용도로 활용한다면 두 ETF가 겹치는 건 어느 정도 의도된 결과다.
반대로 분산을 위해 나스닥100을 추가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이 차이를 알고 투자하는 것과 모르고 투자하는 건 꽤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산배분을 생각하면 결국 전체 비중으로 돌아오게 된다
나는 요즘 ETF 하나를 따로 떼어서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려고 한다.
S&P500이 좋은가.
나스닥100이 좋은가.
반도체 ETF가 좋은가.
이렇게 하나씩 보면 전부 매력적인 이유가 있다.
문제는 좋은 자산을 계속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전체 포트폴리오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주식 70%, 채권 30%
이라는 단순한 자산배분을 생각했어도, 주식 70% 안에서 나스닥과 반도체 비중을 계속 늘리면 실질적으로는 특정 성장주와 기술주의 영향을 훨씬 많이 받는 구조가 된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ETF를 볼 때 '넣을까 말까'보다 이런 질문부터 해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ETF를 추가하면 내가 이미 가진 위험이 줄어드는가, 아니면 같은 위험에 돈을 더 얹는 것인가?"
같은 종목이 겹쳐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S&P500과 나스닥100을 함께 가져가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주 비중을 조금 더 높이고 싶다면 꽤 직관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는 이걸 'ETF 두 개니까 더 분산됐다'고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는
S&P500은 미국 대형주를 넓게 가져가는 기본축이고, 나스닥100은 그 안에서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장·기술기업에 추가로 무게를 싣는 선택에 더 가깝다.
그걸 원한다면 중복은 꼭 피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방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자산과 업종의 상대적인 비중이 줄어든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자산배분을 공부하면서 계속 느끼는 건 비슷하다.
좋은 ETF를 많이 찾는 것보다 각 ETF를 왜 가지고 있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훨씬 어렵다.
그리고 아마 그게 내가 앞으로 ETF를 추가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될 기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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