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른 주식을 팔아 채권을 사야 할까? 리밸런싱을 공부하며 생각이 바뀐 부분

자산배분을 공부하면서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실제로 하기는 꽤 어려워 보였던 게 하나 있다.

리밸런싱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주식 70%, 채권 30%로 정했다고 해보자.

시간이 지나 주식이 많이 오르면 70이 75가 되고, 80까지 커질 수도 있다.

그러면 원래 비율로 돌아가기 위해 잘 오른 주식을 일부 팔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채권을 사면 된다.

말로 하면 정말 간단하다.

그런데 내 돈이라고 생각하니 여기서부터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지금 가장 잘 나가는 자산을 내가 굳이 팔아서, 상대적으로 재미없는 자산을 더 사야 한다고?

처음에는 이게 수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동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자산배분 관점에서 계속 생각해보니 리밸런싱의 목적은 수익률을 더 높이는 데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처음 감당하기로 했던 위험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행동에 더 가까웠다.

주식이 잘 오를수록 오히려 처음 계획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이해하기 쉬웠다.

설명을 위해 1억 원의 자산을 주식 7,000만 원, 채권 3,000만 원으로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뒤 주식이 30% 상승하고 채권 가격은 그대로였다고 해보면 주식은 9,100만 원이 되고 전체 자산은 1억 2,100만 원이 된다.

구분 처음 주식 30% 상승 후
주식 7,000만 원 9,100만 원
채권 3,000만 원 3,000만 원
주식 비중 70% 약 75.2%

돈을 잃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분 좋은 상황이다.

그런데 포트폴리오의 성격은 처음과 달라져 있다.

처음에는 주식 70%의 변동성을 감수하겠다고 정했는데 이제는 주식이 75%를 넘는다.

주식이 더 오르면 그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SEC의 Investor.gov도 이 점을 리밸런싱이 필요한 이유로 설명한다. 일부 자산이 다른 자산보다 빠르게 성장하면 원래 투자목표와 다른 위험 수준을 가진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설명을 보고 나는 리밸런싱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잘 오른 주식을 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처음 정했던 위험으로 되돌리는 과정인 셈이다.

그래도 잘 오르는 걸 파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론과 감정은 별개의 문제다.

주식이 몇 년 동안 잘 오르고 있고 뉴스에서도 계속 좋은 전망이 나온다고 해보자.

그런 상황에서 주식 일부를 팔아 채권을 사는 행동은 직관적으로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조금만 더 가지고 있으면 더 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 있다.

반대 상황은 더 어렵다.

주식이 크게 떨어져 목표보다 비중이 낮아졌다면 채권이나 현금을 줄여서 주식을 더 사야 한다.

그런데 바로 그때는 시장 뉴스가 가장 무서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리밸런싱은 계속 이런 행동을 요구한다.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할 때 조금 덜 사고,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 할 때 조금 더 사는 것.

SEC도 현재 잘 나가는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자산에 추가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나는 리밸런싱을 수익률 전략으로 생각했던 게 조금 잘못이었던 것 같다

리밸런싱 이야기를 보다 보면 흔히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틀린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을 너무 강조하면 오히려 리밸런싱의 목적을 헷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밸런싱을 하면 항상 수익률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주식이 몇 년 동안 계속 강하게 상승한다면 주식을 계속 줄이지 않고 놔둔 포트폴리오가 리밸런싱한 포트폴리오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포트폴리오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주식 비중이 훨씬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리밸런싱의 목적을 이렇게 이해하는 게 더 편하다.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게 아니라 포트폴리오가 의도하지 않게 더 공격적으로 또는 더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 것.

그런데 나는 굳이 잘 오른 주식을 팔아야 하나 싶었다

여기서 내 투자 방식 때문에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나는 지금 자산을 만들어가는 단계이고, 앞으로도 계속 적립할 생각이다.

그러면 이미 가지고 있는 주식을 꼭 팔아서 채권을 사야 할까?

새로 들어오는 돈을 채권에 더 넣으면 되는 것 아닐까.

자료를 찾아보니 이 역시 정상적인 리밸런싱 방법이었다.

Investor.gov는 리밸런싱 방법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한다.

  • 비중이 커진 자산을 팔고 비중이 작아진 자산을 산다.
  • 비중이 작아진 자산을 새 돈으로 추가 매수한다.
  • 계속 납입하고 있다면 새 납입금을 부족한 자산 쪽에 더 배분한다.

세 번째 방법을 보고 나는 리밸런싱이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실제로 새 돈만으로 비율을 되돌릴 수도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사례로 다시 돌아가 보자.

주식 7,000만 원, 채권 3,000만 원으로 시작했고 주식이 30% 올라서 주식 9,100만 원, 채권 3,000만 원이 됐다.

현재 비중은 약 75대 25다.

원래 70대 30으로 돌아가려면 주식을 일부 팔 수도 있다.

그런데 신규 투자금을 채권에만 넣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약 900만 원을 채권 쪽에 추가하면

주식 9,100만 원

채권 3,900만 원

전체 1억 3,000만 원이 되어 다시 정확히 70대 30이 된다.

물론 실제로는 주가와 채권가격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원리는 꽤 마음에 든다.

자산을 팔지 않고도 앞으로 넣을 돈의 방향을 바꿔 포트폴리오를 천천히 원래 위치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적립식 투자자에게는 이 방식이 특히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장기간 적립을 계속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지금 가진 자산만 보는 것보다 앞으로 들어올 돈까지 포함해 자산배분을 생각하는 편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목표가 주식 70, 채권 30인데 주식이 올라서 74대 26이 됐다면 다음 달부터 신규자금을 채권에 조금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반대로 주식이 크게 떨어져 65대 35가 됐다면 신규자금을 주식 쪽에 집중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매번 기존 자산을 사고팔지 않아도 된다.

나에게는 이 방식이 심리적으로도 조금 편해 보인다.

잘 오르는 주식을 직접 팔아버린다는 느낌보다 다음에 들어오는 돈의 목적지를 조정한다고 생각하면 훨씬 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매도를 줄이면 세금과 거래비용 측면에서도 볼 게 생긴다

리밸런싱 방법을 선택할 때는 세금도 무시하기 어렵다.

SEC도 리밸런싱을 할 때 거래비용이나 세금이 발생하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계좌 종류나 투자상품, 거주 국가 등에 따라 실제 과세 방식은 달라지기 때문에 한 가지 규칙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세계좌에서 이익이 난 자산을 매도하는 방식과 새 투자금으로 부족한 자산을 채우는 방식은 세금 측면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돈이 계속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매도부터 하기보다는 신규 납입금으로 어느 정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지 먼저 보는 방법이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매도 없는 리밸런싱이 항상 가능한 건 아니다

여기서 너무 좋은 이야기만 하면 안 될 것 같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새로 들어오는 돈의 영향력은 작아진다.

예를 들어 자산이 아직 크지 않을 때는 몇 달치 신규 투자금으로 5% 정도의 비중 차이를 충분히 조절할 수도 있다.

그런데 포트폴리오가 아주 커진 뒤 주식이 크게 상승한다면 신규 투자금만으로 원래 비율을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때는 실제 매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절대 팔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삼기보다는 신규자금으로 먼저 조정하고, 그걸로 부족한 상황이라면 매도를 생각한다 정도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매달 정확히 70대 30을 맞춰야 하는지도 의문이었다

리밸런싱을 알게 된 다음에는 반대로 너무 자주 확인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69.5대 30.5.

71대 29.

이런 숫자가 보이면 당장 다시 맞춰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공식 투자자 교육자료에서도 그렇게까지 자주 움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Investor.gov는 6개월이나 12개월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검토하는 방법, 또는 미리 정한 범위 이상 비중이 벗어났을 때 리밸런싱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어느 방식이든 리밸런싱은 비교적 자주 하지 않는 편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4]{index=4}

Vanguard도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되 목표 비중에서 의미 있게 벗어났을 때 조정하는 접근을 설명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5]{index=5}

이 부분도 내 성향에는 꽤 중요하게 느껴진다.

나는 자산배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매일 비율을 들여다보면서 1% 차이까지 관리하고 싶은 건 아니다.

자산배분은 투자를 편하게 만들기 위한 건데 숫자를 맞추느라 오히려 계속 신경을 쓰게 된다면 뭔가 순서가 바뀐 것 같다.

'1년에 한 번'과 '5% 벗어나면' 중에 뭐가 정답일까

이것도 찾아보면 의견이 꽤 다양하다.

달력 기준으로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확인하는 방법도 있고, 목표 비중에서 일정 수준 이상 벗어났을 때 움직이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목표 주식 비중이 70%라면 70에서 조금 움직였다고 바로 거래하는 게 아니라 미리 정한 범위를 벗어날 때만 조정하는 식이다.

중요한 건 특정 숫자를 정답으로 외우는 게 아니라 시장이 움직일 때마다 기분에 따라 기준을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승장에서는 "75%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하고, 폭락장에서는 무서워서 "60%까지 기다려보자"라고 한다면 리밸런싱 기준이 아니라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강한 주식시장 뒤에서 같은 고민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었다

재미있게 본 자료가 하나 있다.

Vanguard가 2026년 7월 말 공개한 기관·자문가 자금흐름 자료를 보면, 직전 6개월과 1년 동안 주식이 채권보다 강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자산배분 주체들은 채권 쪽으로 계속 자금을 배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Vanguard는 이를 강한 주식 성과를 쫓기보다 고정수익자산 쪽으로 리밸런싱한 흐름으로 해석했다. :contentReference[oaicite:6]{index=6}

물론 기관이나 자문가의 행동을 개인투자자가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이 자료가 흥미로웠다.

상승장에서 자산배분 원칙을 지킨다는 게 실제로는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리밸런싱과 시장 타이밍의 차이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둘은 겉으로 보면 꽤 비슷하다.

둘 다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살 수도 있고, 채권을 줄이고 주식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출발점은 다르다.

시장 타이밍은

"앞으로 주식이 떨어질 것 같다."

"금리가 내려갈 것 같다."

같은 전망에서 행동이 시작된다.

리밸런싱은

"나는 원래 주식을 70% 정도 보유하기로 했는데 지금 78%가 됐다."

처럼 미리 정한 자산배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가 출발점이다.

내가 앞에서 S&P500 고평가나 중기채를 공부하면서 시장 전망 때문에 자산배분 전체를 계속 바꾸는 걸 경계했던 이유도 여기와 연결된다.

그런데 원래 정한 70대 30이 잘못된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리밸런싱에는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처음 정한 자산배분이 지금의 나에게 여전히 적절해야 한다.

주식 70, 채권 30을 정했다고 평생 무조건 그 비율을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투자기간이 달라질 수도 있다.

큰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실제 하락장을 겪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위험을 견디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될 수도 있다.

Investor.gov도 시간의 흐름, 위험감수 수준, 재무상황이나 목표가 바뀌면 자산배분 자체를 바꿀 이유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contentReference[oaicite:7]{index=7}

이건 리밸런싱과 구분하고 싶다.

70대 30이라는 계획은 그대로인데 시장 때문에 75대 25가 된 걸 다시 맞추는 것과, 내 상황이 달라져 애초에 목표를 60대 40으로 바꾸는 건 전혀 다른 결정이다.

지금 내게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방법은 이쪽이다

나는 앞으로도 장기간 적립을 계속한다는 전제에서 자산배분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리밸런싱도 너무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지금 생각으로는 먼저 목표 자산배분을 정해두고, 시장이 움직였다고 매달 사고팔기보다는 가끔 비중을 확인하는 정도가 나에게 더 잘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차이가 크지 않다면 새로 들어오는 투자금을 비중이 부족한 자산에 먼저 넣는다.

주식이 많이 올랐다면 채권이나 금 같은 쪽으로 새 돈을 더 보내고, 반대로 주식이 크게 떨어졌다면 신규 적립금 중 주식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그래도 비중 차이가 너무 커서 적립금만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면 그때 실제 매도까지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이 방식이 '미래를 맞히는 투자'보다 '처음 정한 계획을 관리하는 투자'에 더 가깝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리밸런싱을 공부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생각

예전에는 잘 오른 자산을 계속 들고 있는 게 당연히 좋은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식이 많이 올랐는데 일부를 줄여 채권을 산다는 행동이 수익을 스스로 깎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본다.

내가 주식 70%를 정했다면 그건 주식이 얼마나 오를지 예측해서 정한 숫자가 아니라, 내가 장기간 감당하고 싶은 위험을 생각해서 만든 비율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주식이 잘 올라 80%가 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사실 하나의 선택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처음보다 훨씬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리밸런싱은 최고의 자산을 찾는 기술이라기보다 내가 처음 세운 원칙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치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앞으로 계속 돈을 넣는 사람이라면 꼭 매도부터 할 필요도 없다.

새로 들어오는 돈의 방향만 바꾸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자산배분을 공부할수록 느끼는 건 계속 비슷하다.

무엇을 살지 결정하는 것보다 시장 상황이 달라졌을 때도 처음 세운 기준을 유지하는 방법을 만들어두는 게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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