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아무래도 시선이 큰 회사로 먼저 간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같은 기업은 이름도 익숙하고 실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P500이나 나스닥100 ETF를 가지고 있으면 이런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의 중심이 된다.
나도 그래서 한동안 미국주식을 생각하면 거의 대형주부터 떠올렸다.
솔직히 소형주는 굳이 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다.
좋은 회사가 계속 성장하면 결국 대형주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러면 이미 검증된 회사들을 가지고 있는 편이 더 편하지 않을까.
그런데 S&P500의 편입 비중을 들여다보고 나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국주식에 넓게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꽤 비슷한 종류의 대형기업에 돈이 몰려 있는 건 아닐까?
그때부터 미국 소형주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러셀2000이면 그냥 작은 회사 2,000개라고 생각했다
미국 소형주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지수가 러셀2000이다.
이름 그대로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 약 2,000개를 담는다.
대표적인 ETF가 IWM이다.
iShares가 운용하는 IWM은 러셀20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서 미국 소형주 시장 전체에 넓게 투자하고 싶을 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품 중 하나다.
2026년 들어서는 소형주의 움직임도 상당히 강했다.
8월 27일 기준 IWM의 연초 이후 NAV 총수익률은 22%를 넘었다.
숫자만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대형주가 많이 올랐으니 이제 소형주 차례인가?”
나도 처음에는 비슷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질문만 가지고 소형주에 투자하는 건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소형주를 사는 이유가 단순히 ‘아직 덜 오른 주식을 찾는 것’이어서는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은 기업이라고 해서 미래의 엔비디아를 찾는 투자는 아니었다
소형주 이야기를 들으면 묘하게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지금은 작은 기업인데 나중에 엄청난 회사가 될 기업을 미리 사두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기업이 나올 수 있다.
오늘날 대형기업들도 처음부터 대형기업이었던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러셀2000 ETF를 사는 건 그런 회사를 내가 찾아내는 투자와는 조금 다르다.
좋은 기업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아직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하는 회사도 있고, 경기 변화에 민감한 기업도 있고, 부채 부담이 큰 회사도 함께 들어 있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부분을 알고 나니 소형주를 보는 시선이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소형주 투자는 미래의 스타 기업을 맞히는 게임이라기보다 대형주와 성격이 다른 기업 집단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도 내가 소형주를 계속 보게 된 이유
앞에서 S&P500을 찾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대형기업의 높은 비중이었다.
S&P500 자체는 500개 기업으로 충분히 넓게 분산되어 있지만 시가총액 방식이기 때문에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초대형 기업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여기에 나스닥100이나 반도체 ETF까지 추가하면 ETF 개수는 많아져도 실제 보유종목은 다시 겹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소형주는 조금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어 보였다.
S&P500에서 사실상 거의 영향력이 없는 작은 기업들을 별도로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소형주를 보는 이유도 이제는 “여기서 10배짜리 기업을 찾겠다”보다 이쪽이 더 크다.
내 포트폴리오가 너무 큰 기업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더 편했다.
그런데 지금 금리를 보면 소형주가 마냥 편해 보이지도 않는다
소형주를 찾아보다 보면 금리 이야기를 빼기가 어렵다.
대형기업은 자체 현금흐름이 많고 회사채 시장이나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방법도 다양하다.
반면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은행 대출이나 외부 자금조달 환경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금리가 높으면 자금조달 비용이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2026년 7월 말 기준 미국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도 여전히 3.50~3.75%다.
초저금리 시대처럼 돈을 아주 싸게 빌릴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이걸 생각하면 “금리 내려가면 소형주 무조건 오른다”는 설명도 조금 단순하게 느껴진다.
금리가 내려가는 이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괜찮은 상황에서 금리가 천천히 내려간다면 소형기업에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경기침체가 심해져서 급하게 금리를 내리는 상황이라면 소형기업의 실적부터 흔들릴 수도 있다.
같은 금리 인하인데도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다.
그러다 AVUV라는 ETF까지 보게 됐다
러셀2000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ETF 중 하나가 AVUV다.
정식 이름은 Avantis U.S. Small Cap Value ETF다.
여기서 조금 걸렸던 게 있었다.
액티브 ETF라는 점이었다.
나는 장기투자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가 마음이 편한 편이다.
운용자가 잘할지 못할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IWM은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러셀2000을 따라간다.
끝이다.
그런데 AVUV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
운용사가 기업의 가격 수준, 수익성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굳이 소형주에서 액티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료를 보니 내가 생각했던 액티브와는 조금 달랐다
액티브 펀드라고 하면 나는 펀드매니저가 몇 개 종목을 골라 크게 베팅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렸다.
그런데 AVUV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달랐다.
Avantis는 미국 소형주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기업에 더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기대수익을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주는 단순히 주가가 싼 회사를 뜻하지 않는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이나 장부가치 같은 기초체력과 비교했을 때 시장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찾는 개념에 가깝다.
그리고 수익성도 함께 본다.
무조건 싸기만 한 회사를 사는 이른바 ‘가치 함정’을 어느 정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셈이다.
이 설명을 보고 액티브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은 조금 줄었다.
물론 그래도 패시브는 아니다.
운용사의 방법론과 판단을 믿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AVUV의 총보수도 현재 연 0.25%로, IWM의 0.19%보다 조금 높다.
차이가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투자한다면 비용도 무시할 수는 없다.
IWM과 AVUV는 생각보다 목적부터 달랐다
| 구분 | IWM | AVUV |
|---|---|---|
| 기본 성격 | 미국 소형주 시장을 넓게 추종 | 미국 소형 가치주 중심 |
| 운용 방식 | 러셀2000 지수 추종 | 액티브 운용 |
| 기업 선택 | 지수 구성에 따라 투자 | 밸류에이션·수익성 등을 함께 고려 |
| 현재 총보수 | 연 0.19% | 연 0.25% |
| 내가 느낀 역할 | 소형주 시장 자체에 투자 | 소형주 중 가치·수익성 쪽에 더 기울인 투자 |
처음에는 둘 다 ‘미국 소형주 ETF’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찾아보니 둘 중 어떤 것이 더 좋냐는 질문 자체가 애매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소형주 전체를 넓게 가지고 싶다면 러셀2000 방식이 훨씬 직관적이다.
반대로 소형주 중에서도 가치주와 수익성 요인을 조금 더 강하게 가져가고 싶다면 AVUV 같은 접근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나는 이 차이를 알고 나니 오히려 ETF 이름보다 내가 소형주를 왜 넣으려고 하는지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AI 시대라서 소형주를 사야 한다는 주장에는 조금 조심스럽다
요즘은 AI 때문에 더 재미있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이름도 잘 모르는 작은 회사 중에서 미래의 큰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
그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것만 보고 소형주 ETF를 사는 건 나는 조금 다르게 본다.
러셀2000 ETF를 사면 미래의 대박 기업만 사는 게 아니다.
AI 변화에서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업도 같이 사고, 경쟁에서 밀리는 기업도 같이 사고, 사업이 어려워지는 회사도 함께 들고 간다.
소형주 ETF의 장점은 미래의 엔비디아 하나를 찾아내는 데 있다기보다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지 모르니까 넓게 담아놓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 차이는 꽤 크다.
그럼 S&P500 대신 소형주를 사면 되는 걸까
나는 오히려 반대라고 본다.
소형주를 공부한다고 해서 대형주를 버려야 할 이유는 없다.
미국을 대표하는 초대형기업들은 돈을 잘 벌고 세계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진 곳이 많다.
괜히 큰 회사가 된 게 아니다.
나에게 소형주는 S&P500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에 조금 더 가깝다.
S&P500을 중심으로 가져가면서 내가 원한다면 대형주와 조금 다른 움직임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을 일부 추가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다.
S&P500 하나만 장기간 가져가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이다.
포트폴리오가 단순하다는 것 역시 꽤 큰 장점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수익률보다 역할부터 생각하게 된다
2026년 들어 소형주 수익률이 좋다는 숫자를 보면 솔직히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
안 오를 때는 관심도 없다가 올라가는 걸 보면 갑자기 공부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히려 이럴 때 조금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최근 많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소형주를 추가하면 결국 뒤늦게 수익률을 쫓아가는 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더 중요하게 보는 건 이것이다.
“이 자산이 내 포트폴리오에서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
S&P500과 다른 기업 규모를 넣고 싶은 것인지.
소형 가치주라는 팩터에 장기간 투자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최근 수익률이 좋아 보여서 사고 싶은 것인지.
세 가지는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완전히 다른 이유다.
나도 미국 소형주를 찾아보기 전에는 그냥 ‘작은 기업 중에 미래의 대기업을 미리 사는 투자’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소형주의 매력은 어떤 대박 종목 하나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내가 이미 많이 가지고 있는 대형주와는 다른 영역을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다는 데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리고 AVUV까지 찾아보고 나니 한 단계 더 고민이 생겼다.
소형주 전체를 살 것인가, 아니면 소형주 안에서도 가치와 수익성을 따져서 살 것인가.
이 질문에는 아직 누구에게나 맞는 답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게 재미있다.
ETF 하나 고르는 문제인 줄 알았는데 결국 다시 내 투자 기준을 묻는 문제가 됐다.
참고한 자료
iShares, iShares Russell 2000 ETF(IWM) 공식 자료
Avantis Investors, Avantis U.S. Small Cap Value ETF(AVUV) 공식 자료
※ 이 글은 미국 소형주와 ETF를 공부하면서 정리한 개인적인 생각이며 특정 ETF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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