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다시 보는 숫자들

미국주식을 오래 들고 갈 생각이라면 주가가 오르는 게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제로 계속 돈을 넣는 입장이 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떨어질 때는 떨어져서 불안하고, 많이 오르면 또 너무 비싸게 사는 건 아닌가 싶다.

요즘 내가 미국주식을 보면서 느끼는 것도 비슷하다. S&P500이 계속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은 좋은데, 새 돈을 넣으려고 하면 손이 잠깐 멈춘다.

“이 가격에도 계속 사는 게 맞나?”

그래서 요즘은 지수가 얼마나 올랐는지만 보지 않고 몇 가지 숫자를 같이 보는 편이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오히려 답이 간단하지 않았다.

주가만 보면 확실히 많이 올라왔다

2026년 8월 26일 기준 S&P500은 연초보다 약 12.1% 상승했다.

몇 년 전 가격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최근 10년 동안 S&P500의 연평균 가격 수익률도 13%가 넘는다. 미국주식을 장기간 들고 있던 사람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차트를 보고 있으면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든다.

하나는 “역시 미국주식이네”라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근데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나는 오히려 두 번째가 더 신경 쓰였다.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과거에 싸게 산 주식이 올라가는 것과 지금 높은 가격에 새 돈을 넣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PER 20배라는 숫자를 보니 조금 찜찜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을 찾아봤다.

FactSet이 8월 초 집계한 S&P500의 향후 12개월 예상 PER은 약 20.0배였다. 최근 10년 평균인 19.0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PER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 있는데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기업이 앞으로 벌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1달러에 대해 투자자들이 주식 가격으로 몇 달러를 지불하고 있는지를 보는 숫자다.

당연히 다른 조건이 같다면 15배에 사는 것보다 20배에 사는 쪽이 비싸다.

이 숫자만 처음 봤다면 나도 “역시 지금 미국주식은 너무 비싸구나” 하고 끝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다음 숫자가 조금 애매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기업들이 실제로 돈도 잘 벌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2분기 실적을 보면 S&P500 기업들의 성적은 생각보다 상당히 좋았다.

FactSet이 8월 7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을 집계했을 때 약 86%가 시장의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넘어섰다. 최근 5년 평균인 78%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출도 강했다.

그래서 지금 시장을 단순히 “주가만 올라서 만들어진 거품”이라고 말하기도 조금 애매하다.

가격이 많이 오른 건 맞는데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도 함께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보고 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처음에는 가격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주식이라는 게 결국 기업의 일부를 사는 것이라면 지수가 얼마인지보다 기업이 실제로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도 같이 봐야 했다.

그렇다고 지금 가격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여기서 반대로 생각하면 또 이상하다.

실적이 좋다고 해서 가격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미 연준도 7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높은 범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여전히 3.50~3.75%다. 돈을 거의 공짜로 빌릴 수 있었던 초저금리 시대와는 상황이 다르다.

나는 이 부분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앞으로 정말 높은 이익 성장을 이어간다면 지금 가격도 나중에는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고 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기대한 만큼 이익이 늘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항상 같은 말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도 너무 비싼 가격에 사면 오랫동안 기대보다 낮은 수익률을 경험할 수 있다.

오히려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게 마음이 편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자료가 하나 있었다.

Vanguard는 2026년 6월 말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미국 주식의 향후 10년 연평균 명목수익률을 약 4.2~6.2% 범위로 전망했다.

물론 이 숫자가 실제 미래 수익률을 맞혀준다는 뜻은 아니다. Vanguard도 밸류에이션은 단기나 중기 수익률을 예측하는 데 좋은 도구가 아니며, 이것만으로 자산배분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나는 오히려 이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주가가 비싸 보인다고 해서 “곧 폭락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최근 10년처럼 높은 수익률이 앞으로도 당연히 반복된다고 기대할 이유도 없다.

그 중간이 현실에 조금 더 가까워 보였다.

적립식 투자를 하니까 고점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생겼다

예전에는 미국주식 차트를 보면 저점을 찾는 데 관심이 많았다.

조금만 기다리면 5% 떨어지지 않을까. 큰 조정이 오면 그때 더 사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당연했다.

근데 장기간 계속 돈을 넣는다고 생각하니 기준이 조금 달라졌다.

만약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투자할 생각이라면 지금 한 번의 매수 가격을 완벽하게 맞히는 것보다 비싼 시장에서도, 싼 시장에서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을 위해 매달 100만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번 달 시장이 5% 비싸 보인다는 이유로 투자를 미뤘는데 주가가 다시 10% 올라버리면 또 사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10% 떨어지면 이번에는 “더 떨어질 것 같은데?”라는 생각 때문에 또 기다리게 된다.

사려고 기다렸는데 올라서 못 사고, 떨어지니까 무서워서 못 사는 상황이 생긴다.

나도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시장 타이밍을 맞힌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이 세 가지를 같이 보게 된다

확인하는 것 내가 보는 이유
S&P500 밸류에이션 시장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가 들어가 있는지 보기 위해
기업 실적 주가 상승을 실제 이익 증가가 따라가고 있는지 보기 위해
내 투자기간과 현금흐름 시장을 맞히는 것보다 계속 투자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셋 중에서 요즘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의외로 세 번째다.

PER이 20배인지 18배인지도 중요하다. 금리가 내려갈지도 중요하고 기업 실적도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20년, 30년 뒤를 보고 미국주식에 투자한다면 결국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시장이 아니라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주가가 30% 떨어졌을 때 겁먹고 투자 자체를 그만두거나, 반대로 시장이 좋다고 생활에 필요한 돈까지 집어넣는다면 처음 세운 장기투자 계획은 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친구가 지금 미국주식 사도 되냐고 묻는다면

아마 나는 “싸지는 않은 것 같다”고 먼저 이야기할 것 같다.

현재 밸류에이션만 보면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다음에는 한마디를 더 붙일 것 같다.

“비싸 보인다는 것과 지금이 고점이라는 건 다른 이야기다.”

기업 실적이 계속 증가하면 지금의 높은 가격을 이익이 따라잡을 수도 있다. 반대로 예상했던 성장이 나오지 않으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미국주식이 비싸 보일수록 매수를 완전히 멈출 이유를 찾기보다는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춰 잡고, 내가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계속 투자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는 “얼마나 더 오를까?”가 제일 궁금했다.

지금은 질문이 조금 바뀌었다.

“만약 생각보다 오랫동안 수익률이 평범해도 나는 계속 투자할 수 있을까?”

요즘 미국주식을 보면서 내가 계속 확인하는 건 결국 이 질문이다.


참고한 자료

S&P Dow Jones Indices, S&P 500 Index Data

FactSet, S&P 500 Earnings Season Update

Federal Reserve, Monetary Policy Report – July 2026

Vanguard, Capital Markets Model Forecasts – July 2026

※ 이 글은 개인적인 공부와 생각을 정리한 글이며 특정 주식이나 ETF의 매수·매도를 권유하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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